일본 정보

은하철도 999, 철이는 선재동자를 메텔은 관음보살을 상징한다

지지니니지 2020. 10. 2. 22:31

70년대생인 나에게 어릴적 티비 만화는, 생각만해도 가슴이 뛰는 오락거리였다. 

만화책은 50이나 100원을 내고  빌려 읽는 시대였고 비디오 플레이어는 정말 잘사는 친구집에만 있었다. 비디오를 대여해 와서 영화 한 편 보려면 친구네 집 부모님의 허락을 어렵게 받아야만 하는 시기... 그런 시기였다. 

그러니, 티비에서 하는 만화영화는 낙원의 휴식같은 존재였다. 

그 당시 재미있게 보던 은하철도 999라는 만화. 

 

최근에 일본 정보를 공부하면서 흥미로운 탄생 뒷얘기를 알게 되어 올려본다. 

(이 자료는 어느 책이었는지, 아니면 일본 관련 뉴스 기사였는지 출처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 

 

원작자 마츠모토 레이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만화가가 되기 위해 도쿄로 올라왔다. 그의 나이 18살. 

일본 큐슈 출신인 그는 큐슈와 혼슈를 연결한 해저 터널인 칸몬터널을 건너면서 <터널을 지날 때 우주를 본 듯했다. 우주를 나는 열차를 상상했닥>고 했다. 그 열차가 바로 <은하 철도 990>이다. 

기계인간이 되어 영생을 얻겠다는 철이(호시노 테츠로)와 신비로운 여인 메텔이 기계 육체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안드로메다의 어느 별로 가기 위해 우주공안을 달리는 열차에 탑승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중간중간 수많은 별에 들러 별의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우리의 일상과 다름없다. 

은하철도 999는 <화엄경의 입법계품>을  모티브로 탄생했다. <날아라 슈퍼보드>가 현장 스님의 구법여행기인 <서유기>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듯이 말이다.  대방광불호엄경 입법계품은 번뇌가 없는 경지에 들어가기 위해서 어떤 불도를 닦아야 하는 가에 대해 설법한 경전이다. 


<메텔>은 라틴어로 <어머니>라는 뜻이다. 여행 중 많은 생명이 죽음을 당하는데 애도의 의미를 담아 처엄부터 상복을 입은 것으로 설정했다고 한다. 그리고 철이는 <선재동자>를, 메텔은 백의(白衣)의 관세음보살을 상징한다.  선재동자란 <화엄경> 에 나오는 구도자의 이름이다. 

즉, 번뇌가 없는 경지에 들어가기 위해서 구도자가 불도를 닦듯 철이는 영원히 살 수 있는 기계 몸을 얻기 위해, 그리고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우주에서 불도를  닦는 구도자라 보면 될 것이다. 

그리고 <1000은 소년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999'는 영원히 완성되지 않을 이야기를 상징한다>. 그러니 아무리 오래 살더라도 인생은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만화는 말하고 있다. 

철이는 여러 행성을 지나며 끊임없이 묻고 주저하고 절망하면서 결국엔 나름의 해법을 찾아간다. 모든 별에는 각자의 고민과 슬픔, 희망이 있고 그 별을 통과해내야만 비로소 진짜 어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