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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핀 벚꽃, 일본 벚꽃 놀이

지지니니지 2020. 10. 9. 19:16

2020년 가을, 때아닌 벚꽃이 여기저기 피어서 뉴스 기사가 됐다. 

9월 말부터 10월 초에 걸쳐서 대전, 거제, 울릉도 등지에서 봄에 피는 꽃인 벚꽃과 목련이 피었다.  2020년 올해는 6월부터 9월까지 약 3개월간 장마가 계속되었다. 큰비뿐만 아니라 거센 바람도 동반한 장마였다. 그리고 장마가 끝나자마자 태풍이 몰려오면서 벚나무를 비롯한 많은 나무에서 잎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나무의 생체 균형이 착각해서 겨울이라고 착각했다가 날씨가 따뜻해지자 봄이라고 여기고 꽃을 피웠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여기는 서울이라 그 벚꽃들을 볼 수 없었지만, 사진으로나마 벚꽃을 보며 코로나 19의 답답함을 달랬다. 그리고 이김에 일본의 벚꽃놀이에 대해 글을 써본다. 

 

일본 사람들은 벼농사가 시작하는 시기와 맞물려 피는 벚꽃을 보면서 농사의 신을 떠올렸다. 논농사가 시작되는 봄이 되면 밭의 신이 산에서 내려와 아름다운 벚꽃을 피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농민들은 벚나무 아래서 풍작을 기원하며 술을 마시고 춤을 추었다. 

그런데 <한 그루의 벚나무를 보며 신과 함께 즐긴다>는 이 생각을 에도 정부는 수해 방지에 이용했다. 일본의 에도시대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일본을 통일한 시기부터 무사가 가지고 있던 통치권을 천황에게 다시 넘겨준 해인 1603년부터 1867년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즉 17, 18, 19세기 중반까지의 시기이다. 

이 시기에 무사 정부는 둑이나 매립지에 여러 그루의 벚나무를 심었다. 벚나무를 심으면 나무에서 뿌리가 내려 둑과 매립지가 튼튼해진다. 그리고 벚꽃이 피면 그 꽃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 때문에 땅이 다져져 강둑과 매립지의 지면은 단단해진다. 이렇게 함으로써, 큰비가 오더라도 둑이나 매립지의 흙이 빗물에 쓸려나가지 않았으리라. 

 

 

이렇게 벚나무 주위에 인파가 몰리게끔 유도한 에도시대의 정책이 지금의 일본의 벚꽃놀이 풍습을 만들었다고 한다. 

 

 

벚꽃이 피는 시기가 되면 일본 회사의 부서 내 막내들은 바빠진다. 우선 회사에서 가장 근거리의 벚나무 공원 근처에 자리를 를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날짜 조정, 음식 준비 등

그 막내들이, 코로나 덕(?)으로 내년 2021년 봄에는 자리 쟁탈전의 수고로움에서 벗어나게 될까. 그들은 조금 다시 분주해지더라도 코로나 시기가 끝나 벚꽃나무 아래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